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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마녀의 Diary

어머! 혹시 내가 팥쥐엄마?? ^^

  올해로 여덟살인 울둥이들은 여러모습을 지닌 사랑마녀를 엄마로 두었다는 이유로 좀 이른 나이에 세상에 발을 딛고 살고 있습니다.

  여섯살이 되던해에는 제 머리속에 자리잡은 인생의 계획표대로 자신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초록색 밀대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온집안을 걸레질하는게 달리기 시합인양 예쁜 초록색 밀대를 놀이기구로 알고 열심히 집안 곳곳을 걸레로 밀고 다녔구요. (아~ 제 걸레는 파랑색 밀대입니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 남자들의 청소날에는 서로 앞다투어 재미나게 장난치며 밀대를 밀고 다닙니다.^^
아이들이 하는게 만족스럽진 않지만 제가 몸살이라도 났을때는 고사리손으로 도와주는 것도 제겐 큰도움이 되거든요. 더불어 가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일깨워줘서 이 엄마에게 한층더 감사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하는 옵션도 얻을 수 있었으니까 대성공인거죠.
 
  그때부터 아이들은 마른 빨래를 개는것도 저와 앉아서 하나씩 배웠구요 비록 구불구불 구깃구깃 개더라도 이젠 혼자서 빨래도 널고 갤수있는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때까지 여러번의 반복학습이 필요했고, 가르치는 제자신도 무척 힘들었지만 미래의 영광을 위해 참아가며 가르쳤지요.
그 결과 제가 허리를 삐끗해 움직이기 힘들땐 둥이들이 배운바를 확실히 실천해 저를 도와줬으니 참고 가르친 보람이 있었거든요.

  또 일곱살이 되자마자 혼자서 샤워하는 법을 가르쳐 둥이 두명을 씻길때마다 고통스러웠던 끊어질듯한 허리통증에서 해방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좀 빨랐나요???
뭐 아무튼 지금은 혼자서도 아주 잘 씻고 나오는 의젓한 둥이들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려면 엄마인저도 준비가 많이 필요합니다. 거저 얻어지는 편안함은 아니거든요. 아이들 혼자서도 할수있도록 여러가지 도구들도 갖추어 놔야합니다.
혹시 모를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위험요소도 사전에 없애야하구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잊어버힐것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학습과 확인을 해주며 주의사항을 잊지 않도록 도와줘야한답니다. 그렇게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동반되야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초등1년생이 되고 웬만큼 적응이 된것같다는 생각이 들자 또 하나의 계획을 오늘 행동으로 옮겨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무엇이 되었든 물에 관계된 일은 몽땅 물놀이로 여겨 재미있어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계절도 추운 겨울이 아니라 적당하길래 안심하고 시켰어요.

  얘들아 우리 물장난 해볼까? 하는 제 말에 "엄마 좋아 좋아 " 하고 한달음에 달려오길래 아이들이 신고 다니는 실내화를 들고 욕실에 들어갔어요. 커다란 대야에 물을 가득 담고 아이들 손에 꼭맞을 작은 솔두개 (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록, 파랑색 솔이지요.^^) 를 들고 욕실의자에 셋이 나란히 쪼그리고 앉아 먼저 제가 솔에 비누를 묻혀 실내화를 싹싹 문질러 보이는 시범을 보였지요.
그리고 뒤이어 아이들은 신나서 자기들 실내화의 때를 벗기며 조금씩 깨끗해질때마다 와~ 혹은 우~와 하는 하얗게 변하는 것에 놀라는 감탄사를 연달아 내보내며 열심히 서로 물도 튀기며 실내화를 빨았습니다. 
 
   지금 제옆 거실 한켠에는 아이들이 직접 빨아놓은 하얀 실내화가 가지런히 세워진채 마르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이지요. 거기다가" 엄마! 엄마 친구들한테 우리가 청소도하고, 빨래도 갤줄아는데 오늘은 신발도 빨았다고 꼭 자랑해달라는" 말까지 잊지않고 당부하는 정말이지 멋진 아이들입니다. 아참! 아빠한테도 아빠친구들한테 자랑해달라고 문자보내라기에 문자도 보내 주었습니다.^^
또 이런 말도 하더군요. 이렇게 재미난 걸 여지껏 엄마 혼자 몰래했냐는 말로 오래간만에 절 실컷웃게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답니다.

  누가 보면 아이들에게 너무한다 싶으시겠지만, 사실 아이들을 시키는게 제가 직접하는것 보다 더 힘들다는것을 엄마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실거에요.
그런데도 제가 굳이 시키는 이유는요 전 아이를 낳으면 내 아이는
야무지고 똘똘하게 키워야지 하는 바램을 결혼하기전 부터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였던것 같습니다.거기다 공부도 잘하면 좋겠지만 그건 pass!
또 한가지 이유를 들자면 제가 좀 늦게서 아이를 그것도 씽둥이를 낳았더니 솔직히 체력적으로 많이 딸려서 그 이유도 절반은 차지 한거 같긴 하네요.

  아무튼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둥이들은 조금씩 철이 들구요. 집안일하는 엄마께 또 회사 다니시는 아빠에게 크게 감사할 줄알고 그 힘듬에 걱정도 할줄아는 근사하고 사랑그런 아이들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씩은 제가 팥쥐엄마가 된거 같은 기분은 들긴하지만요. ^^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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